분류 전체보기 (107) 썸네일형 리스트형 새벽 (2019. 5. 6.) 5시 17분이었다. 눈앞은 푸르스름하게 밝아지고 있었고, 이름 모를 호텔 빌딩이 높이 서 있었다. 은행 빌딩, 공사 빌딩… 건물은 빽빽이 들어서 있었고, 차는 이 시간까지도 많이 다녔다. 넓게 트인 사거리는 발길을 재촉하는 차들이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매번 오는 길인데도 춥고 쓸쓸했다.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나는 혼자서 다시 길을 걸어가 집으로 가야만 했다. 4시간 뒤에는 수업이 있었다. ‘집에 가서 샤워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집에 가면 여지없이 뻗어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았다. 결국 여느 날처럼 강의실에 가서 한잠 자기로 했다. 집에서 잠들지 못한 지 3일째였다. 12시. 술자리는 아직 한창이었다. 오늘만큼은 죽어도 집에서 자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역시 소맥 세 잔과 함께 사라졌다... 배 (2016. 12. 5.) * 가로등 하나 없었다. 땅에는 검은 아스팔트가 깔려 있었고, 하늘에는 구름 하나, 달 한 점 없었다. 우리 옆으로는 시멘트 축대만이 낮게 늘어서 있었다. 저 사람들은 언제까지 우리를 좇아오는 걸까? 우리가 굳이 이렇게까지 쫓겨야 하나? 우리는 계속 달렸다. 그녀는 조금 지쳐보였다. 안 돼, 지치지마. 지금 멈추면 안 돼. 어쩔 수 없이 멈춰 섰다. 그리고 맞닥뜨렸다. 역시 검은 옷이구나. 검은 옷을 입은 남자 둘이 우리 뒤에 섰다. 그들은 아무 말이 없다. 역시 그렇구나. 우리를 잡는 것 외엔 목적이 없을 테니까. 말을 해서 굳이 그들에게 득이 될 것은 없다. 검은 구두가 잘 보이지도 않는 아스팔트 위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싸워야지, 별 수가 없다. 그들과 내 몸이 밤 속에서 겹쳐 보이게 되고, 큰 소.. 이전 1 ··· 19 20 21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