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탈 - 도망 이후 - 이탈(離脫) - 도망 이후 - 1. 낙조(落潮) H는 빠른 걸음으로 구두소리를 내며 깊은 당산역을 내려가고 있었다. H는 항상 당산역을 내려갈 때마다 서울의 직장인들에게 참 어울리는 장소라고 생각했다. 쉬지를 못하는 서울의 직장인들, 그리고 그들을 더욱 서두르게 하는 깊디깊은 당산역. H는 간신히 2호선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퇴근시간의 지하철은 항상 몸을 부대끼며 타야 했지만, H가 항상 기대하는 것이 있었다. 지하철이 소음을 내며 움직였고, 어둡던 지하철 창에 갑자기 주황빛이 눈이 부실 정도로 H에게 쏟아졌다. 한강에 낙조가 반사되고 있었다. 탁 트인 한강과 현대적인 빌딩들, 그리고 그 위로 쏟아지는 낙조를 H는 무척 좋아했다. 평생을 서울에서 살았지만, 언제 봐도 처음 서울에 올라오는 사람처럼 사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