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침번 근무 중에 작성한다.
비몽사몽 깨어 불침번 근무에 들어왔다. 복도는 어둡고 들리는 소리는 냉장고의 웅웅 울리는 소리와 무전기 소리다.
솔직히 아직 꿈 속에 와 있는 것 같다. 방금 중대장님들께 경례한 일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내가 그토록 되길 바랐던 법무사관 후보생이 된 것이 이제서야 조금씩 실감이 나고 있다.
사회에 있는 사람들은 뭐 하고 있을까? 훈련 기간 동안 결혼식이 3건이나 있는데, 못 가서 안타깝기만 하다.
훈련 끝나고 임관하면 바깥 사람들이랑 할 이야기가 정말 많을 것 같다.
아직 입교 이후 11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느낀 것과 혼자 생각한 것들이 정말 많다. 앞으로의 내 일에 대해서도 그렇고.
그 중 하나는 나의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다.
나는 나의 능력, 재산 등에 대해서 딱히 자부심은 없는데, 나와 친한 사람들에 대한 자부심은 있다.
요즘은 그 자부심이 옳은 것이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잠시 떨어져 지내 보니 내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었는지, 나에게 인간관계에 있어 얼마나 행운이 따랐는지 다시금 느끼게 된다.
다른 하나는 군법무관으로 임관하면 긴장감을 가지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이다.
애초 군법무관이라는 자리가 무겁다고 생각은 했지만, 여기 와서 배우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 보니 그 자리는 내 생각보다 더 무거운 것이었다.
최선을 다하고, 오만해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여기서 잘 지내고 있지만, 어서 임관하고 사회에서 사람들과 술 한 잔 하고 싶다.
그동안 다들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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