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머나먼 별에 아주 똑똑한 외계인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 외계인들은 망원경을 보다가 따뜻한 별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어느 작고 푸른 별도 발견했습니다.
작고 푸른 별은 동물들이 살기 딱 좋을 정도로 따듯했고, 마실 물도 많았습니다.
호기심이 생긴 외계인들은 작고 푸른 별에 새 생명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작고 푸른 별을 뒤덮고 있는 짭짤한 물에 똑똑한 생명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그리고 기다렸습니다.
작고 푸른 별이 따뜻한 별의 주위를 몇 바퀴 돌고 나자, 짭짤한 물에서 새로운 동물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새로운 동물들은 네 발로 기어 다니지 않고, 두 발로 걸어 다녔습니다.
그리고 앞에 있는 두 손으로는 무언가를 집을 수 있었습니다.
외계인들은 너무 기뻤습니다.
비록 자기들을 닮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아이들처럼 아끼고 예뻐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은 점차 자라서 자기 손으로 열매를 줍고, 다른 동물들을 사냥하고 다녔습니다.
아이들은 큰 고민 없이 먹을 것이 풍부한 작고 푸른 별에서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아이는 문득 열매와 고기를 더 먹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골똘히 생각하던 그 아이는 나뭇가지로 몽둥이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걸로 다른 아이들을 겁주며 자기가 열매와 고기를 많이 가지겠다고 하였습니다.
많은 아이들은 겁에 질렸습니다.
그러나 힘센 아이들은 그 말에 따르지 않았고, 곧이어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아이들은 열매와 고기를 놓고 자주 싸우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외계인들은 망원경을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자기의 아이들이 매일같이 싸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외계인들은 너무 슬펐습니다.
그래서 며칠 동안 어떻게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 뒤, 어느 외계인이 작고 푸른 별에 새로운 생명을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대신, 이번에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동물을 만들어 보자고 하였습니다.
다른 외계인들도 좋은 생각이라고 찬성했고, 외계인들은 새로운 생명의 씨앗을 작고 푸른 별의 짭짤한 물에 뿌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작고 푸른 별이 몇 바퀴 돌고 나자, 새로운 동물이 짭짤한 물에서 기어 나왔습니다.
이 친구들은 털이 북실북실했고, 코 끝이 젖어 있었고, 꼬리를 살랑댔습니다.
기분이 좋거나 나쁘면 월월 짖어댔습니다.
이제 막 태어난 이 친구들은 꼬리를 힘껏 흔들며 아이들의 마을로 달려갔습니다.
또 고기를 놓고 싸우고 있던 아이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도망가려고 했지만, 털이 북실북실한 친구들이 훨씬 빨랐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털이 북실북실한 친구들이 아이들의 얼굴을 핥고, 품에 안기기 시작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놀란 얼굴로 그 친구들을 안아 주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눈물이 또르르 흘렀습니다.
그리고 싸움을 멈추고 친구를 한 명씩 자기 집에 데려갔습니다.
며칠 뒤, 외계인들은 다시 망원경으로 작고 푸른 별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자신의 아이들이 털이 북실북실한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고, 덕분에 아이들끼리 싸우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론 걱정이 되었습니다.
털이 북실북실한 친구들은 아이들보다 짧게 살았는데, 친구가 세상을 떠날 때마다 아이들은 너무나 슬퍼하며 큰 무덤을 만들고, 며칠이고 눈물을 흘렸기 때문입니다.
그 무덤은 너무 커서 산이 되었고, 아이들이 흘린 눈물은 그 산의 작은 샘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외계인들은 더 이상 싸움을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다시 털이 북실북실한 친구를 보내 주었습니다.
그러면 그 아이들은 기뻐하며 다시 그 친구를 아껴 주었습니다.
그 후로도 외계인들은 종종 망원경으로 작고 푸른 별을 보며 뿌듯해했고, 아이들도 털이 북실북실한 친구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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